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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전당 ‘장애인 사용자 점검’ 동행해보니
| 작성자 |
관리자
(
2015-05-12 11:03:40, Hits :
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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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홈페이지 | http://www.gjw.or.kr/welfarezone |
| 첨부이미지 | 20150507108496.jpg ( 64.2 KB ), Download 8 |
광주 도심 한 복판에 아시아 최대·최고 문화시설을 자부하며 들어선 아시아문화전당. 그 웅장한 모습은 뒤로하고, 두 눈을 감고 몸을 낮춰 들여다 본 문화전당의 또 다른 민낯은 어떨까? 시각장애인, 두 바퀴에 몸을 의지하는 휠체어 장애인 등 ‘다른’ 시선을 가진 이들과 함께 문화전당을 미리 경험해봤다. 지난 6일 광주지체장애인협회 주관으로 30여 명의 장애인·시민단체 관계자 등이 참여한 ‘아시아문화전당 편의시설 사용자 점검’은 시작부터 충격과 분노로 인한 ‘성토의 장’이 되고 말았다. 아시아문화도시추진단 관계자 및 공사 책임 감리단장 등이 동행해 점검이 진행된 가운데, 불편사항이 현장에서 즉각적으로 표출된 것이다. 문화전당 내부에 진입로 자체가 커다란 난관이었다. 점검을 위해 모인 장애인들은 별도의 안내가 전무한 진입로를 찾지 못해 수 십 분을 헤맨 상태였고, 진입로가 오직 ‘승강기’ 뿐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자 큰 충격에 휩싸인 모습이었다. 장애인들이 ‘승강기’에 이토록 경악한 이유는 승강기가 문화전당 규모에 비해 작고 이용이 어렵다는 사실 때문만은 아니다. 화재 등 긴급상황 발생 시 모든 기계사용이 중단되는데, 이때 다른 경로가 없는 장애인 등은 꼼짝없이 지하에 갇히게 되는 상황을 예견한 것이다. 예상치 못하게 승강기 작동이 멈춘다면, 지하 4층 규모의 문화전당에서 탈출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누구도 답해주는 이가 없었다. 승강기에도 문제는 있었다. 문화전당 진입로에서 한참 떨어진 진입 승강기는 휠체어 세 대정도가 거뜬히 들어갈 수 있는 크기였지만, 시설 내 대부분의 승강기는 크기가 작고 이용이 불편하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특히 승강기 폭과 너비가 협소해 최대 너비가 1m50cm인 전동 휠체어의 경우 진입 자체가 불가능할 수 있다는 것이다. 휠체어 두 대 정도를 간신히 싣고 승강기에서 내려 가장먼저 향한 시설은 문화전당 대표 5개원 중 문화창조원이었다. 아직 전시시설 등이 갖춰져 있지 않은 텅 빈 공간이지만 들어가는 과정에서 애를 먹긴 마찬가지. 출입구가 모두 여닫이식 유리문으로 돼 있어 양 손과 발이 자유롭지 않은 장애인들은 혼자 힘으로 진입하기 어려웠다. 추진단 측에 따르면, 문화전당 내부 모든 주출입구는 여닫이식 유리문으로 돼 있다. 자동문 설치가 법적으로 의무사항은 아니지만 실제 장애인들이 이용하기에 어려움이 있다면 반드시 개선돼야 하는 부분. 장애인 점검 당사자들은 모두 비장애인들의 도움을 받아 내부로 진입했다. 그런데 한참을 출입구에서 머물러 있는 이들이 있었다. 점자유도블록이 끊긴 지점에서 시각장애인들은 난감해했다. 출입문 바로 앞에 블록이 솟아 있긴 했지만, 입구와 출구의 표식 간의 간격이 맞지 않은 데다 돌출형으로 비장애인들에게 피해를 줄 수 있는 상황이었다. 더구나 유도블록은 시설 출입구를 표시하는 정도에 머물러 있어 동선을 안내하는 등 주 역할을 할 수 있는 장치가 전혀 없었다. 시각장애인이 음성안내를 받기 위해 소지하는 리모컨은 무용지물이 됐다. 공공시설 등을 이용할 때 리모컨을 작동하면 시설 안내를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인데, 문화전당엔 시스템이 전혀 구축돼 있지 않은 것이다. 에스컬레이터 등 위험할 수 있는 시설에서조차 시각장애인을 위한 배려는 찾아볼 수 없었다. 이동하는 과정에서 많은 시각장애인 당사자들이 점검을 중단했다. 이어 아시아예술극장 내 공연장을 방문해 장애인석을 찾았다. 그러나 관람석 중 최적의 위치에 장애인석을 마련할 것을 규정한 광주시 조례에도 불구하고 음향장비가 들어오는 맨 위층 남은 공터가 장애인석으로 안내됐다. BF(장애물없는생활환경)인증 최우수 등급을 받은 기아챔피언스필드의 경우 맨 위층에 설치했던 장애인석을 가장 좋은 위치로 옮긴 선례가 있다. 장애인뿐 아니라 어린이들의 안전도 고려해야 할 어린이문화원도 개선돼야 할 것 투성이었다. 경사로로 이동하게 돼 있는 어린이문화원 내부는 휠체어 바퀴가 미끌리는 원목 바닥재가 깔려있다. 수동휠체어의 경우 혼자 이동할 수 없을 뿐더러 빗물이 묻었을 경우 사고의 위험도 배제할 수 없다. 경사로와 함께 설치된 안전바는 커다란 기둥을 끼고 이어져 있어 오히려 안전에 해가 되는 상황이었다. 이에 대해 점검 당사자들은 “장애인 뿐 아니라 어린이, 노약자 등 이동약자들에게 결코 안전하지 않은 구조다”며 “설계 당시부터 장애인들을 배려한 시설이 기준이 됐다면, 모든 이용객들에게 편의와 안전을 담보할 수 있고 외국인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자랑스런 문화허브가 됐을 것”이라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날 점검 당사자들이 보고 느낀 문화전당 편의시설 이용의 불편사항들은 점검이 끝난 후 마련된 아시아문화도시추진단과의 간담회 자리에서 전달됐다. 아시아 최고 문화시설이라는 문화전당에서 장애인 등 이동약자를 배려한 설계가 미흡하고 설계당시부터 당사자들을 참여시키지 않은 데 대한 아쉬움과 안타까움이 이어졌고, 추진단 측의 대처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모였다. 개선범위가 방대하고 장애 유형별로 세부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의견에 따라 전문 TF팀을 구성해 지속적인 점검과 개선을 진행할 필요성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추진단 관계자 등은 “그동안 보지 못했던 부분들을 봐 주신 것 같다”며 “취합된 의견을 최대한 반영해 시정할 수 있도록 적극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김우리 기자 uri@gjdream.com 출처-광주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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