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유상우 기자

◇생플

지적장애인인 형과 고등학생인 동생, 그리고 그들과 함께 사는 하숙집 대학생들의 솔직하고 흥미진진한 일상을 그린 소설이다. 재혼을 위해 정신지체인 아들 생플을 보호시설로 보내려는 아버지로부터 형을 빼앗아 도망 나온 동생 클레베, 어른들의 세계는 바보 형과 착한 동생의 순수한 마음을 그대로 받아들이려 하지 않는다.

하지만 두 형제의 새 이웃인 대학생 코랑탱, 아리아, 앙조는 오해와 갈등을 거쳐 그들의 힘이 돼준다. 스무 살이 넘었지만 세살짜리 아이와 같은 정신연령을 지닌 악동 생플과 영리하면서도 순진한 동생 클레베의 좌충우돌하는 일상을 통해 가족과 이성, 이웃에 대한 깊이 있는 메시지를 전한다. 마리 오드 뮈라이 지음, 김영미 옮김, 296쪽, 1만1500원, 문학수첩

◇페퍼민트의 작은 마법

허브의 신비한 마법을 배우게 되는 자렛 이야기다. 부모의 품을 떠나 혼자 살게 된 자렛은 토파즈 마녀의 허브 정원을 가꾸며 페퍼민트, 캐모마일, 티트리 등 다양한 허브의 종류와 효능을 알게 된다. 그리고 이 허브의 마법 같은 힘으로 아픈 사람들을 도와주는 훌륭한 약사가 되기를 꿈꾸며 노력한다.

주변에서 볼 수 있는 허브의 효능에 마법이라는 동화적 상상력을 곁들였다. 허브 달인을 꿈꾸며 당차게 살아가는 자렛을 통해 어린이들에게 자립심과 자연을 사랑하는 마음을 심어준다. 마지막 페이지 `자렛의 허브 레슨`에서는 허브 편지지, 허브 향료 주머니, 페퍼민트 차 등을 만드는 정보를 제공한다. 안비루 야스코 글·그림, 김규태 옮김, 128쪽, 8500원, 예림당

◇통조림을 열지 마시오

마트에서 우연히 산 라벨 없는 통조림에서 정체불명의 물건을 발견하고 그 수수께끼를 찾아 나서는 퍼갈과 샬롯의 모험을 담은 청소년 소설이다. 마트에서 구입한 통조림에서 절단된 손가락과 귀, 반지, 그리고 `살려주세요`라고 적힌 쪽지를 발견한 퍼갈과 샬롯이 사건을 파헤친다.

중심 소재인 통조림의 메타포는 의미심장하다. 무언가 밀폐된 비밀을 상징하는 동시에 삶과 사회의 이면, 획일성을 상징하기도 한다. 아이들을 자꾸만 정해진 틀(통조림)에 맞춰 넣으려 하는 어른들에게 호기심 많고 모험심 강한 퍼갈과 샬롯은 정상이 아닌 괴짜로 비친다. 알렉스 쉬어러 지음, 정현정 옮김, 248쪽, 9500원, 미래인

◇우리 둘뿐이다

적대감과 무관심에 휩싸인 토저와 대니가 서로에게 마음을 여는 과정을 담고 있다. 토저는 힘세고 덩치 큰 학급의 약탈자다. 그의 표적이 된 대니는 괴짜 천재라는 이미지 때문에 줄곧 외톨이로 지냈던 소년이다.
우연히 참가한 여름방학 캠프에서 같은 팀이 된 둘은 설상가상으로 깊은 동굴 아래에 단둘만 갇히는 사고를 당하게 된다. 고립된 상황에서 서로 마주하고 마침내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게 되는 과정이 자연스럽게 펼쳐진다. 마이클 콜먼 지음, 유영 옮김, 272쪽, 9800원, 놀

◇우리는 땅끝으로 간다

죽음의 벼랑 끝으로 내몰린 네 명의 청소년들을 다룬 장편 소설이다. 미움보다 더한 냉대와 무관심으로 일관하는 엄마와 매번 돈을 뜯어내는 불량배에게 시달리는 기한, 뇌종양 말기로 고통스러운 나날을 보내는 마리, 학교도 그만두고 UFO와 교신한다며 안테나가 달린 헬멧을 쓰고 다니는 왕따 깡통, 남자이지만 생각과 행동은 여자인 탓에 가족에게조차 모멸을 받은 트랜스젠더 샤인이 등장한다.

자살의 공간으로 내몰리고 있는 청소년들이 땅끝에 설 수밖에 없는 심정을 아파하고 대안을 모색한다. 이성숙 지음, 196쪽, 9500원, 별숲